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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신용대출 이미 '눈덩이'…당국 “실태조사” 뒷북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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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흘러간 신용·전세대출

신용대출, 저금리 속 용도제한 없고
개인사업자 대출도 사후관리 부실
작년 하반기 급증 코로나와 무관
“주택구입 ‘영끌’·갭투자 전용” 분석
은행도 주담대 우회 한도 늘려줘

당국, 주택시장 전용 규모조차 깜깜
전문가 “상환능력 따져 책임대출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은행권의 신용대출액 중 적지 않은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은행권의 신용대출액 중 적지 않은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아파트와 주식 등 자산가격 급등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할 때 소득 기준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개인사업자대출의 용도 전용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한겨레>가 31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공개한 통계를 재분석한 결과, 은행권 신용대출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상반기(1~6월) 3조원에서 지난해 하반기(7~12월) 10조9천억원으로 3.6배나 급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9조2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신용대출 급증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추정이 잘못됐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긴급한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신용대출이 급증했다는 것은 다른 대출 수요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월별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 순증액 추이. 자료: 금융위원회·한국은행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월별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 순증액 추이. 자료: 금융위원회·한국은행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대출을 담당하는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금리가 급락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주택 구입 자금의 부족분을 신용대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메우는 이른바 ‘영끌’, 전셋값 급등에 따른 전세보증금 충당, 여기에다 올해는 ‘동학개미’로 칭해지는 개인들의 주식 투자 등에 많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계대출 수요는 이익을 늘리려는 시중은행들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은행들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확대가 어려워지자 다른 대출 통로를 통해 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신용대출 증가는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진입하면서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자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경쟁에 나선 점도 한 요인이 됐다.
자료: 한국은행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자료: 한국은행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얼마나 많은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신용대출은 용도 제한이 없어 용도에 관한 통계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엔 사업용으로 대출이 나가지만 사후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이자만 제대로 납입되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대출 등을 죌 경우 취약계층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규제 강화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외의 가계대출의 급증세가 이어지자 실태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금융회사가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따져 그 한도 내에서만 대출을 해주는 ‘책임 대출’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등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초과해서 대출해주는 은행의 ‘약탈적 대출’이 문제가 돼 이에 대한 반성으로 ‘책임 대출’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국내 은행들도 담보나 보증이 있다고 쉽게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내줄 게 아니라 해당 대출자가 주택을 사는 데 투입하는 모든 자금이 장기적으로 상환될 수 있는지를 따져서 대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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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1, 2020 at 07:2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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